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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ade of Difference] 에볼라

2026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콩고민주공화국(DRC)과 우간다에서 확산 중인 에볼라 유행을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로 공식 선언했다. 7월 초 기준 누적 확진자는 총 1,729명이며, 사망자는 582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유행을 일으킨 바이러스는 분디부교형으로 현재 승인된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만큼, 감염자 조기 진단과 격리가 확산을 막는 핵심 조치이다.

 

진단 지연이 키운 대유행

급성 바이러스성 감염병인 에볼라의 잠복기는 약 2~21일. 초기에는 고열과 두통, 근육통, 구토 등이 나타나 독감이나 다른 감염병과 구분하기 어렵다. 감염자의 혈액과 체액을 통해 전파되며, 중증으로 진행되면 출혈과 다장기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평균 치명률은 약 50%에 이른다. 초기 증상만으로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진단이 늦어지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확산 위험도 커진다.

에볼라바이러스 TEM (조직 단면)
출처 : CDC, Dr. Frederick Murphy, 1977

2014~2016년 총 28,600여 명이 감염되고 11,325명이 사망한 서아프리카 에볼라 대유행의 출발점에도 조기 진단 지연이 있었다. 2013년 12월 기니 남동부에서 첫 환자가 발생했지만, 원인이 에볼라로 공식 확인된 것은 약 3개월 뒤였다. 그사이 바이러스는 국경을 넘어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까지 퍼졌다. 정부와 방역 당국에 대한 불신이 검역 거부로 이어지면서, 감염자 발견과 접촉자 추적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서아프리카 에볼라 최초 발생 지역과 초기 확산 경로

유행이 빠르게 번지자 미국과 유럽이 공항 검역 강화와 여행자 추적관리 등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할 정도로 경계 태세가 강화됐고, 국제사회는 의료진 파견과 진단기술 지원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한국도 2014년 12월부터 2015년 3월까지 해외긴급구호대(KDRT)를 세 차례에 걸쳐 시에라리온에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 당시 시에라리온에 설치된 에볼라 검문소
출처: CDC Public Health Image Library, Rebecca Myers

 

신속진단의 부재로 늦춰지는 현장 대응

서아프리카 대유행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에볼라 대응이 본격화되면서 자이르형 에볼라 진단기술과 검사 역량도 강화되었다. 현장형 자동화 RT-PCR 검사와 항원 신속진단검사(RDT)가 도입·평가되면서 이후 현장 진단 접근성과 검사 속도가 개선되었다.

콩고 민주 공화국에 위치한 에볼라 이동식 현장 진단 연구소에서 야간에도 검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생물 격리 상자에 터치식 조명을 설치하는 모습
출처 : CDC Public Health Image Library, James Graziano

그러나 이때 개발된 진단 및 검사 기술이 모든 에볼라바이러스 유형에 대응 가능한 것은 아니다. 에볼라병을 일으키는 오르토에볼라바이러스는 6종으로 나뉘는데, 바이러스 유형마다 유전적・항원적 특성이 달라 한 유형을 표적으로 개발한 대응 수단을 다른 유형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현재 분디부교형 에볼라에 대해 WHO 긴급사용목록(EUL)에 등록된 제품은 1가지이며, 현장 보급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에볼라 바이러스병(EVD)을 발생시키는 오르토에볼라바이러스의 유형
출처 : WHO(Ebola disease), 미국 CDC(Emerging Infectious Diseases), Nature Microbiology(2018), IJID 메타분석(2023). 종별 치명률 수치는 1976~2022년 유행 메타분석 기준.

분디부교형 유행에서도 진단 공백이 단적으로 드러났다. 유행 초기 DRC 현장에서 채취한 검체는 에볼라 음성으로 판정되었으나, 검체를 DRC 국립의생명연구소(INRB)로 보내 PCR 검사와 유전체 분석을 시행한 뒤에 분디부교형 감염이 확인됐다. 현장에 널리 보급된 검사가 자이르형으로 기준으로 설계되어 분디부교형 감염을 정확히 가려내지 못한 결과였다. 

 

감염이 확인됐을 때는 이미 DRC 동부 이투리주 여러 보건구에서 의심 환자와 사망자가 보고된 뒤였다. 이투리주는 우간다・남수단과 인접한 상업・광업 거점으로 인구 이동이 활발해 확산 위험이 크다. 실제로 감염은 이후 북키부・남키부로 번졌고, 국경 너머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에서도 DRC에서 유입된 확진 사례가 확인됐다.

Ebola Outbreak: Current Situation – Map of affected areas
자료 기준일: DRC data as of July 1, 2026 / Uganda data as of July 2, 2026
출처 : U.S.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CDC)

라이트재단은 국제보건 분야의 긴급한 수요에 대응해 감염병 대응에 필요한 기술이 적시에 개발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지원해 왔으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관련 과제 9건을 지원하며 신속한 연구개발을 뒷받침했다. 이번에도 분디부교형 에볼라 유행 추이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며 재단의 역량을 활용해 지원할 예정이다.